호두나무 왼쪽 길로---오토바이로 떠나는 기행만화 

 ‘호두나무 왼쪽 길로’를  만난 것은 순전히 ‘책마을’에 봉사하는 덕분이었다.
책을 정리하는 도중,
머리칼처럼 흩날리는 호두나무가 그려진 표지가 나의 관심을 끌었고
나는 그 책을 손바닥위에  펼쳤다.
책갈피를  넘길 때마다 한편의 시로, 수필로, 기행문으로, 잔잔한 수채화로
책은 나에게 걸어왔다.

 충북 영동의 마을에서 자란 소년 상복, 어린 상복은 서울로 돈벌러 갔다는 엄마를 찾아 먼 길을 걷기도 하고 , 자전거로 길 떠나기를 시도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어느덧 고교졸업반이 된 상복은 더는 엄마를 찾지 않는다. 대신 교사인 동네누나로부터 ''딸기''라는 의문의 인물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게 되고 아르바이트로 마련한, 오토바이로 여정이 시작되는 데...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나는 남원 광한루의 원래 이름이 귀향 온 황희 정승이 지은 “광통루”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목포의 눈물'이란 노래에 등장하는 목포의 명소가 모두 몇 개인지를 흥미롭게 세어보게 되고 책 뒤편의 부록에선  사진과 함께 상복이가 갔던 곳들의 아름다운 국토와 그곳에 얽힌 사연을 만나게 되었다.

 여행은 주인공 상복이에게는  자아를 찾아가는 길인 동시에 성장하는 길이며
나에겐  그리움이기도 하며 아직 포기하지 못한 꿈이기도 하다.

나는 아직 여행을 끝내지 못했다.
충북 영동에서 시작한 상복과의  여행은 추풍령을 넘어 동양최대의 인공담수호인“영산호”를 거쳤다.
아직은 땅끝마을 해남을 지나 영남과 충청을 지나고 강원 정선 구절리까지 가야하는 머나먼 여정이지만 발로 밟아가며 지도를 그렸던 김정호처럼
오토바이 배기통 박자에 맞춰 콧노래를 부르며,
우리 땅 곳곳의 생생한 풍물과 생활을 꾹꾹 밟으며,
사람들의 삶을 보며,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상복이와 함께 부르릉거리며  뽀얗게 일어나는  흙먼지를 털어 가며
다시 떠날 것이다. 상복이의 ‘딸기’를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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